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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목격 | 최유수

by 한동주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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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사랑하세요. 어제와 내일, 조금 전과 잠시 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세요. 모든 순간은 단 한 번뿐이니까요.
사랑의 시작은 마음을 감추거나 멈추지 않는 것이에요. 사랑의 기틀은 후회를 줄이는 것이에요. 사랑의 원칙은 홀로 도망치거나 숨지 않는 것이에요. 사랑의 대화는 말꼬리를 흐리지 않는 것이에요. 사랑의 재료는 한결같은 관심과 시선이에요. 사랑은 희망과 절망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쌓아 가는 일이에요. 사랑의 질량은 두 사람 사이에 말해질 수 있는 모든 것의 합이에요. 사랑의 극한은 함부로 끝을 가정하지 않는 것이에요. 사랑은 서로에게 타원형으로 공전하는 일이에요. 우리가 궤도를 벗어나지 않을 수만 있다면, 무한히 사랑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요.
- how to love

 

발터 벤야민은 "아무 희망 없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 사람을 제대로 안다"라고 썼다. 우리가 정말로 아무 희망 없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죽기 전까지 그런 일이 가능하긴 할까. '아무 희망 없이'라는 간명한 수식어가 지닌 장엄함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사랑은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기꺼이 백을 주고도 하나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주고받는 것이 아니니까. 이 문장은 뒤집어 썼을 때 더욱 절묘하게 읽히는 듯하다. 주고받는 것은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 희망 없는 사랑 中

 

 

 

최유수의 시집 사랑의 목격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 편의 시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이 시집은 사랑의 여러 모습 중에서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의 모습에 대한 시들을 담고 있는 시집입니다. 조건 없는 사랑, 사랑하는 법과 같은 것들은 사랑을 경험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초반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집은 사랑을 어느정도 경험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고 배우게 되는 것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백예린의 I'm in love 라는 노래를 시로 표현한다면 사랑의 목격이라는 시집으로 완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https://youtu.be/F95LMvw6I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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